EveryMondays

슬램덩크2

RosyB 2023. 2. 11. 02:16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그 시절 추억 되새겨준 ‘슬램덩크’ 열풍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2.06 11:00
  •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소년 챔프’ 주세요.”

    1990년대 초중반,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필자는 매주 화요일마다 두 살 터울의 사촌형과 함께 학교 앞 문방구에 출근해 인기 만화 주간지였던 ‘소년 챔프’를 구매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일본 만화를 번역 출간해 소개하는 만화 주간지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드래곤볼’을 시작으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수많은 히트작들이 쏟아졌고 청소년들은 ‘만화는 해롭다’는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과 질책을 받으면서도 만화주간지를 구입했다. 그 수많은 만화 중에서도 가장 설레게 했던 작품은 단연 ‘슬램덩크’였고 필자 역시 이 만화를 누구보다 빨리 보기 위해 ‘소년 챔프’를 매주 구매했던 것이다.

    ‘북산고교’ 남자 농구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지만 매력적인 주인공 덕분에 남녀학생 모두를 사로잡은 작품이었다. 당시 스포츠 만화 대부분은 주인공이 정점을 찍는 스토리로 완결이 됐지만 ‘슬램덩크’는 달랐다. 전국대회 유력 우승팀인 ‘산왕고교’를 제압했지만 주인공인 ‘강백호’가 허리 부상을 당하고 그 여파로 다음 경기에서 패배한 상태로 완결이 된 것이다.

    당연히 2부가 나올 줄 알았지만 작가인 ‘이노우에 타케히코’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고 돌연 일본의 전설적인 검술가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를 담은 ‘베가본드’를 연재하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슬램덩크의 열광했던 청소년들은 청년이 돼 사회로 나왔고 슬램덩크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지만 열광했던 기억은 서서히 희미해져갔다.

    그러던 중 몇 해 전 슬램덩크 극장판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왜?”였다. 원작자가 2부를 그리지 않겠다고 사실상 선언한 가운데 완결된 지 25년만에 나오는 극장판에 대한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의리로 보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추억은 추억으로만 남겨뒀으면 한다는 여론도 강했다. 게다가 ‘아바타2’와 개봉시기까지 겹치면서 누구도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1월 4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공개되자 상황이 달라진다. 입소문을 서서히 타면서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3040이 극장으로 모여들었고 결국 한 달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이 기간 원작 만화책이 60만권 이상 팔렸고 주요 쇼핑몰에서 농구 관련 용품 판매량이 몇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슬램덩크 열풍이 재차 불고 있다. 

    물론 일시적인 현상일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척박한 현실을 잠시 잊고, 꿈 많던 시절의 감성을 되살려줬다는 점에 의미 있는 귀환으로 기록될 것 같다.

    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성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출처 :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

 


8090세대의 만화 사랑은 '슬램덩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과 함께 출간된 특별판 '슬램덩크 챔프'는

베스트셀러 종합 7위를 기록했으며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등 시리즈는

베스트셀러 20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3040대 남성이 구매자의 78%를 차지하며

추억 속 만화에 호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판 또한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수 93만명을 돌파했다.


서점가에서는 과거 인기를 누렸던 만화의 복간이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 출판사는 지난해 9월 '로보트 태권브이'(1976) 시리즈를 전자책으로 출간했으며

12월에는 고유성 만화가의 '로보트 킹'(1977)을 복간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로보트킹' 복간을 맞아 진행한

와디즈 펀딩은 오픈과 동시에 목표액을 달성하고 최종 모금률 1073%를 달성하는 등 화제가 됐다.
시공사 측은 "절판돼 만날 수 없었던 전설의 만화들을 복간해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

레트로 문화에 대한 지속적 관심 속에,

초판본을 최대한 살려 7~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와 콘텐츠의 재미를 전하고 싶다"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시스

정확하고 깊은 뉴스로 독자와의 공감을 추구합니다

www.newsis.com

 

지평선

그때 그 만화, 슬램덩크 열풍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8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1990년대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높은 예매율로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농구 만화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0·40대 남성 관객의 추억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뒤 6일 만에 50만 인파가 새해 극장가를 덮쳤을 정도다.

이들의 반응은 압도적인 ‘반가움’이다. “심장이 뛴다” “기억 저편에 숨겨둔

명장면들이 살아났다” 같은 찬사가 쏟아진다.

남성 관객이 여성 관객 수를 넘어서는가 하면

홀로 영화관에 온 비중이 49.8%라는 수치도 눈길을 끈다.

□ 1990년대 X세대 문화의 한 축으로 일본 만화를 빼놓을 수 없다.

슬램덩크는 1990년 연재를 시작해 1996년 완결됐다. 일본에서 1억 부 이상이 팔렸고

국내에도 번역돼 1970~80년대생에겐 스포츠 만화의 전설이나 다름없다.

당시 학생들에겐 일종의 성장통이랄까, 성장 만화로 불릴 만한 셈이다.

좁디좁은 만화방에서 라면과 함께 만화책장을 넘기는 짜릿함은 그 시절 흔한 경험이었다

. 남학생들은 무협지류를 좋아했고, 여학생들은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 가득한

순정만화 주인공이라도 된 듯 빠져들었다.

 
 

□ 슬램덩크는 등장인물의 그림만 봐도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시원하고 강렬하다.

탁월한 데생능력에 역동적 장면처리가 일품이다. 정지된 컷임에도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생생함, 캐릭터의 표정과 땀방울까지 순간 묘사가

만화예술의 특장점을 마음껏 과시한다. 여학생에게 50번 차인 불량학생 강백호(원작에선 사쿠라기 하나미치)에게 채소연이 던진 첫 마디는 “농구 좋아하세요?”였다.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다” 역시 기억에 남는 명대사다. 열정과 자신감으로 충만했던

강백호와 동료들의 무모한 전국제패 도전기는 가장 멋진 실패를 보여주지만

과정에서 드러난 감동은 기대를 넘어섰다.

□ 한류 만화가 일본 만화의 아성을 위협하고 추월한 마당에 슬램덩크의 부활은

한일관계 전체를 조망할 때 반가운 일이다. 어느 나라건 융성했다고

 

잠시 느슨해지면 뒤처지긴 순식간이다. 박정희 시대 경제개발계획의 첫 모델이 필리핀이었다는 사실을

젊은 세대는 모를 것이다. 서로 자극받고 영향을 주고받는 게 인접 국가다.

평화공존이 중요하단 얘기도 된다. 옆에서 어깨를 맞대야 할 운명에

서로 민감하게 문화를 주고받는 현실을 새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작지 않을 것이다.

박석원 논설위원 spark@hankookilbo.com

 

 

 

 

 

'더 퍼스트 슬램덩크' 6일만에 50만 돌파..하하→침착맨 스타들도 관람 열풍 [공식]

하수정별 스토리  1월 10일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1월 10일, 21시 기준 누적 관객 50만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흥행 상승세로 새해 최고의 화제작에 등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6일 연속 새해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누적 관객 수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동시기 개봉작 '스위치'와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을 제친 기록일 뿐만 아니라, '아바타: 물의 길'과 '영웅' 등을 포함한 전체 개봉작 가운데 압도적인 수치로 좌석판매율 1위까지 등극하며 뜨거운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화제를 모은다.

여기에 자막 관람 약 60%, 더빙 관람 약 40%의 수치로 한국어 더빙판에 대한 높은 관심도 눈길을 끈다. 성우 강수진, 신용우, 엄상현, 장민혁, 최낙윤, 소연 등 국내 최정상 성우진이 총출동한 더빙판에 대한 입소문이 이어지며 두 가지 버전을 모두 보는 마니아들의 N차 관람 열기가 확산하고 있어 ‘슬친자’까지 탄생하는 신드롬급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뜨거운 반응 속에 원작을 즐겨본 3040 남성들을 선두로 남녀노소 관객들에게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화제성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하하, 배우 이청아, 윤병희, 지일주, 웹툰작가 이말년, 김풍, 이종범, 2사장, 배성재 아나운서 등 연예인과 셀럽들의 관람 인증 사진부터 찐팬들의 팬아트, 포토존, 굿즈 인증샷까지 다양한 게시글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특히 단체 관람과 부모와 아이 관람까지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입소문 열풍이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의 흥행 추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가수 하하는 “한 시대에 같이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 이청아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배우 지일주는 “다들 꼭 보세요… 작품 미쳤음… 진심 대박" 등 진심 어린 리뷰를 남겨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완벽하게 매료되었음을 드러냈다.

세대를 넘어 남녀노소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본격적인 입소문 열풍에 나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 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연예인들 SNS

 

 

 

 

 

 

 

 

[스경연예연구소] 기이함과 익숙함의 경계, ‘다나카 열풍’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별 스토리  1월 29일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최근 6년 만에 신곡으로 컴백한 가수 태양은 자신의 소속사 건물 녹음실에서 녹음에 열중하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난다. 풍성한 인조 모피 겉옷과 ‘꽃미남’이 적힌 모자 그리고 명품벨트로 치장한 사람들을 보고 스튜디오 안 MC들은 “다나카 상!”을 외쳤다.

유튜브에서 시작해 지상파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인터넷 방송인 다나카. 사진 다나카 인스타그램© 경향신문

그런데 유독 한 명, 이영자 만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옆자리 송은이에게 “저 사람이 왜 유명하냐”고 물어보고, 송은이는 “저 친구 개그맨 후배예요. 김경욱”이라고 소개한다.

다나카 유키오(田中雪男), 29세의 일본인으로 ‘설정’된 그는 지금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만큼 모르는 사람들도 많기에 그 본인이나 그 세계관을 지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정체를 공개한다면 그는 올해 22년 차 개그맨인 ‘나몰라패밀리’ 출신 김경욱의 부캐릭터다.

유튜브에서 시작해 지상파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인터넷 방송인 다나카. 사진 다나카 인스타그램© 경향신문

유튜브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그의 인기는 지상파 예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 MBC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최근 ‘전지적 참견시점’에도 출연했다. 엠넷 가요순위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지난 19일 지난해 발매한 싱글 ‘와스레나이(忘れない·잊히지 않아)’로 무대에 섰다. 가사 일부분이긴 하지만 일본어가 담긴 노래가 한국 가요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배우 장근석이나 가수 태양 그리고 성시경, 개그맨 김대희 등 인기 연예인들도 그와 함께 하는 협업 콘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도 유행이 지난 이른바 ‘바람머리’로 불리는 ‘울프컷’ 그리고 명품으로 치장한 반소매 티셔츠와 벨트 그리고 부담스러운 워싱의 바지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일본의 대표적인 유흥가 가부키초에서 활동하며 한국어에 능한 설정이다. 그가 시도하는 일본어 특유의 받침 탈락현상 때문에 ‘꽃’을 ‘꼬ㅊ’로, ‘미남’을 ‘미나무’로 발음하는 것 또한 트레이드 마크다.

2010년대 후반 이후로 많은 부캐릭터가 예능인들을 통해 시도됐지만, 다나카는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영역을 건드렸다. 나름 탄탄한 서사를 가지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2018년부터 서서히 세계관을 넓혀오다 지난해 말 급격하게 한국의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배우 장근석과 함께 유튜브 콘텐츠에 함께 등장한 다나카. 사진 다나카 유튜브 채널 캡쳐© 경향신문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그의 그러한 ‘낯섬’이 큰 장점이 됐다고 짚었다.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 그러한 설정은 지상파 TV에서는 나올 수 없는 부캐릭터다. 유튜브의 세계에서는 금기가 없고 다양성이 수용되기 때문에 다나카 같은 부캐릭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 유튜버들에게서 보이는 ‘극사실주의’ 못지않게 아예 없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가상’과 관련한 코드도 넓게 소비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지금까지 일본의 문화를 소비하고 반응하는 한국 수용자들의 방식이다. 다나카의 영상이 주로 올라오는 ‘나몰라패밀리 핫쇼’ 채널에서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유행하던 일본 예능 프로그램 방식의 편집이 흔히 쓰인다. 일본어 가창이나 영화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 허용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러한 코드는 한국인들에게는 분명히 낯설다.

 

거기다 다나카는 영상에서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 등 일본과 맞섰던 한국의 역사적 위인들 앞에서는 공포에 질린다. 이런 부분 역시 대중의 감성 경계를 건드리는 미묘한 지점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우리의 시각에서 보는 일본인의 정서를 담는 것 같다. 물론 논란도 있었지만 젊은 세대는 이러한 부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의 흥행으로 봤을 때도 반일감정은 남아있지만 적어도 콘텐츠에 있어서는 그 국적성이 흐려져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의 색깔이라는 낯선 분위기와 이채로운 모습들이 또한 한국인이 보는 일본인의 모습을 투영함으로써 한 편으로는 익숙함을 주는, 이 양면적인 부분이 지금의 다나카 인기를 불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 인기에는 4년 동안 대중의 외면 속에서도 부캐릭터의 세계관을 다듬는 데 공을 들였던 김경욱의 노력도 한몫했다. 그는 드디어 부캐릭터로 ‘내한공연’이라는 이름의 콘서트를 열 정도로 팬덤을 굳혔다. 국적성의 경계, 지상파와 유튜브 플랫폼의 경계, 호감과 불호의 경계. 이 모든 것에서 피어나는 다나카의 인기는 낯설고 위태롭지만 한 편으로는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스포츠경향(http://sports.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