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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체포

RosyB 2025. 1. 16. 01:32

저항 없었던 경호처, 왜?… 여론전·지휘부에 반감 작용 분석

입력:2025-01-16 00:00
 
 
 

1차 때의 인간 벽·몸싸움 안보여
직원들 각자 판단… 일부는 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관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은 15일 대통령경호처의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서울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내부 저지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경호처는 지난 3일 첫 체포영장 집행 시도 때에는 직원들이 ‘인간 벽’을 구축하거나 몸싸움을 벌였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강조한 공수처의 여론전, ‘강경파’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호처 직원 다수는 이날 오전 공수처·경찰의 관저 진입 당시 지난 3일과 달리 대기동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휴가를 내는 방식으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한다. 관저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대치 상황이 빚어지긴 했지만 경호처 인력이 소수에 머물러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이 사다리를 이용해 ‘1차 저지선’ 차벽을 넘은 뒤 마지막 ‘3차 저지선’ 철문을 통과하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호처는 수사인력들이 철조망을 절단할 때조차 적극적인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1차 때와는 다른 대응에 대해 처벌 우려와 정당성 혼란, 지휘부 불신 등이 종합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불법 무효 영장’을 주장한 윤 대통령 측의 이의신청이 지난 5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기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경호처 직원들 틈에서는 “영장 집행을 막을 수 있느냐” “개개인이 각자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지난 10일 사직한 점도 경호처의 변화를 낳은 분기점이 됐다. 경호처 직원들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박 전 처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뢰하며 따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경호처를 이끈 ‘강경파’ 김성훈 차장에 대해서는 반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이 가까워질수록 경호처 내부에서는 지휘부와의 이견 글 게재, 잇따르는 외부 제보 등으로 균열이 확연해지는 모습이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6927139&code=11121600&sid1=pol